[재도] 약간 앵슷한 느낌의..

원트윗 보기

2020.01.22.

 

앵슷한 재도 보고 싶어 빛에서만 살고 있던 쟤현이가 난생 처음 사랑에 빠졌는데 내내 그늘에 살던 됴영이였음 좋겠어. 됴영이는 사랑 그런 거 안 믿고 모르는데 쟤현이가 자길 사랑한다는 게 당연히 안 믿기고 가끔은 팔자 좋네 싶음. 쟤현이는 좀 그게 당황스럽겠지 사랑한다는데 너는 팔자도 좋네 사랑같은 것도 하고, 하면서 빈정대는 반응 올지 몰라서. 형은 나 안 사랑해요? 하는데 내가 널 왜 사랑해 난 너한테도 그냥 친절했을뿐이야. 하고 시큰둥했으면 좋겠음. 사랑 같은 거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됴영이.

쟤현이 그렇다고 쉽게 포기 안 하고 계속 됴영이에게 사랑을 갈구했음 좋겠다 내가 어떻게 해야 사랑해줄거에요? 같은 소리 하면서. 됴영이는 쟤가 말하는 사랑이 안 믿겨서 그럼 네가 가진 것들을 포기하고 나만 보라고 하면 그럴 수있어? 장난처럼 묻는데 쟤현 대번에 그렇게 하면 형도 나만 봐줄거에요? 하고 되물음. 쟤현이 가진 게 한 두가지가 아닌데 타고난 그 모든 것들을 포기한다고?ㅋ 싶은 됴영. 그래, 다 포기 하고 와봐. 그럼 네가 날 진짜 사랑하는구나 하고 깨닫겠지. 하는 말에 쟤현 그 길로 집도 가족도 부와 사랑과 인기 다 포기하고 됴영에게 찾아감. 나한텐 이제 형 밖에 없어요. 가족까지 저버리고 온 상황에 쟤현이 안 망가질리는 없어서 됴영 앞에 다시 섰을 때 어쩐지 텅빈 눈동자임. 아이러니하게도 됴영은 그런 어딘가 고장난 쟤현을 보고 그제야 사랑을 느꼈으면 좋겠다. 진짜네. 진짜 너 나 사랑하는구나. 그냥 대충 옷가지 몇개 챙겨오고 연락 올까봐 핸드폰도 없애버리고 덩그러니 찾아온 쟤현 보고 그제야 좀 기쁜 것처럼 웃어주는 됴영은 됴영대로 어딘가 고장나 있다고 쟤현도 생각했는데 그래도 상관없어 그냥 자기 보고 기쁜 것처럼 웃어주는 거 처음이니까.

됴영입장에서는 어느 한 구석 고장난건 맞는데.. 그냥 됴영이 생각한 사랑의 기준이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 자기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선택할 때 뭔갈 포기하고 부모도 친구도 첫사랑도 다들 뭔갈 선택할 때 항상 포기한게 됴영이어서 됴영은 아 다들 나보다 중요한 게 있구나 그럼 결국 그것들을 더 사랑하지 날 사랑한게 아니구나 같은 나름의 기준이 생겨버린 것. 쟤현이 저를 사랑하든 어쩌든 자긴 사실 무시하면 되니까 상관없는데 누가 봐도 내내 사랑만 받고 빛 받으며 살아온 애가 자길 사랑한다니까 괜히 긁고 싶었음. 너도 어차피 다른 것들 속에선 날 버릴 걸, 그건 날 사랑하는 게 아니지. 네가 가진 걸 포기할 정도면 모르겠지만. 같은 마음. 근데 자기가 알던 사람들 중, 자기를 포기했던 사람들 중 가장 쥐고 있는 게 많아보였던 사람이 쟤현인데 자기가 상처 받으면서까지 증명하려고 다 버리고 온 걸 보니까 사랑까진 모르겠고 거짓말은 아니었네 나도 누군가에게 선택지가 될 수가 있네 싶은 마음에 기쁜 건 사실임.

형, 저 좀 추워요. 안아줘요.

살면서 누군가에게 상처준 적도 없이 따스하게만 살아왔던 쟤현이었는데 됴영 선택하고 싶어서 평생 안 하던 모진 말들 한꺼번에 다 몰아서 했으니 마음이 당연히 다쳤고.. 나는 사람의 마음이 다치면 갑자기 추위도 더 많이 탈 것 같다 여기는 사람이라 그런지 그다지 추운 날씨가 아님에도 춥다고 생각하는 쟤현. 안아달라는 힘없는 지친 목소리에 됴영 오히려 기쁘게 팔 벌려주고 그날 둘은 몸을 섞겠지.

 

 

 

---

완결나면 포타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