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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 일주일 계약연애 썰

PeaBit 2022. 5. 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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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옛날에 어떤 만화책에서 비슷한 내용 본적 있는데 일주일간 계약 연애 하다가 진심으로 사랑에 빠지는 그런 재도 보고 싶다. 과거 어릴 때 누가 쟤현에게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하는 고백 거절했는데 그 애가 자살기도 한 적이 있어서 그 뒤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쟤현. 함부로 고백도 거절 못하고 그냥 곧이곧대로 다 만나줬지만 항상 일이주만에 차이는 쟤현. 그러다 보니까 상대가 원하는 건 진심이라기보다 그냥 잘 생기고 인기 많은 쟤현과 잠시 만났다는 달콤함이라는 걸 깨닫고 고백만 하면 일주일 정도 만나주는 형식의 계약 연애하게 됨.

고백하는 사람들이나 쟤현이나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겠지. 주변에선 쟤현 보고 바람둥이니 뭐니 사정도 모르고 떠들지만 쟤현을 원망가득한 눈으로 보면서 병원에 입원했던 애를 떠올리면 그냥 바람둥이로 욕먹는 편이 낫겠다 싶은 쟤현.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 같은 것도 안 생기고  이런 의미없는 연애도 지치고 삶이 고달프지만 모두가 쟤현에게는 그런 지친 모습이 아니라 디즈니 프린스 같은 모습만 원하니까 티도 못 낼듯. 이런 판국에 됴영이 쟤현한테 고백함. 

됴영은 원래 그런 성별에 신경쓰지 않는 바이. 워낙 잘 생기고 예쁜 사람 좋아해서 그러는데 그런 됴영의 레이더망에 딱 걸린 쟤현. 근데 쟤현이 워낙 유명해서 됴영도 쟤현에 대한 소문 들은 거. 고백하면 일주일은 만나준대 하는. 그거에 옳다쿠나 싶은 됴영 그 길로 쫓아가서 쟤현한테 도전장 내밀듯 나랑 사귀자 하는 됴영. 쟤현 첨에는 좀 당황하겠지. 아무리 그래도 지금까지 남자가 고백해온 적은 없었으니까. 남자는.. 하고 얼버무리는데 됴영 좀 시무룩한 표정으로 왜? 남자는 안돼? 하는 거에 쟤현 저도 모르게 아뇨.. 아니에요. 잘 부탁드려요. 하고 인사하는 거에 됴영도 활짝 웃고 나도 잘 부탁해! 하면서 시작되는 7일간의 계약 연애.. 

그리고 연애하기 시작하는데 그동안의 사람들이랑 다른 됴영 때문에 쟤현은 꽤나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에 자주 빠진다. 지금까지 고백해온 사람들은 쟤현이 뭔가 리드해주기를 바라고 쟤현에게 뭔가 바라는 이미지가 딱 정해져있으니까 뭔가 답답하고 누가 위에서 끈이라도 묶어서 조정한 것처럼 힘들었는데 됴영이랑은 전혀 그런 게 없는 거. 여태 해왔던 게 있으니까 습관적으로 항상 잘 생긴 미소, 항상 뭐든 잘하려는 모습, 밥도 로맨틱한 곳에서만 먹으려고 하고 그랫는데 일단 됴영은 쟤현이 리드하게 두지 않음. 아침댓바람부터 만나자고 해서 약간 의아한 쟤현한테 일주일 계약인데 최대한 알차게 시간 써야지! 하면서 일주일 계약연애 자체를 모른 척 해오는 여타 사람들과 다른 가성비(?)를 강조하는 것도 아침부터 꽤 웃길듯. 만나자마자 국물 먹고 싶다면서 아침에 좀 허하지 않냐고 순대국밥 이런 거 먹어? 물어보는데 쟤현 완전 좋아하지만 프린스 이미지에 걸맞지 않아서 선뜻 대답 못하고 있는데 됴영 가만히 보더니 뭐 그럼 알레르기 같은 거 있어? 하는 거에 그런 거 없다니깐 자기가 잘 아는 집 있다고 여기 진짜 맛있다면서 데리고 가는 거. 데이트하는데 맛집 이런 걸 검색 안 해도 된다니, 하는 충격인데 다른 사람이랑 국밥 이런 거 먹으러 온 자체도 너무 오랜만이라서 신선한 충격에 내내 사로잡혀있는 쟤현. 당연하게 계산하려고 하는 쟤현 가로막더니 이건 자기가 먹으러 오자고 했으니까 자기가 사는거라면서 씩웃는데 그 모습이 마음 너무 편안함. 딱 두번째 보는 건데 이 사람은 사람을 진짜 편안하게 해주는구나 그런 생각하면서 마음 풀어지는 쟤현. 보통은 밥먹고 나면 뭐할지 쟤현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많음. 아무래도 쟤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쟤현이 잘 생기고 인기많고 데이트경험도 풍부하고 하니까 항상 로맨스영화같은 그런 상황을 기대하고 있는 거니까 자기들이 뭘 하자고 찾아오거나 그러진 않겠지. 밥먹고 한적한 골목 햇빛 받으면서 느적느적 걸어다니는데 됴영 하품 쩍 하더니 호기롭게 아침부터 만나자고 했던 거랑 다르게 아침부터 너무 움직였더니 졸리대. 쟤현 약간 ..? 상태 되겠지. 우리 만나서 밥밖에 안 먹었는데.. 쟤현 머릿속 혼돈의 카오스 되든 말든 됴영 룸카페 같은 곳 가서 안되겠다고 좀 졸아야겠다고 하면서 열심히 검색하는 거에 쟤현 데이트하다가 존다고요.. 룸카페도 자기가 찾네.. 싶어서 어디 어떻게 하나보자 하고 내버려두겠지. 여기서 큰길가 나가면 있댕 하면서 쟤현 팔짱 끼고 씩씩하게 걸어가는데 룸카페 일층에 오락실 같은 게임센터 있으면 룸카페 가다말고 어! 겜 한판 하고 가자 쟤현니 너 게임 잘해? 하고 갑자기 카페 음식 사기 내기 같은 거 하고 게임 졸라 하는데 쟤현 어디서 데이트 하다말고 승부욕 들끓을 일 없었는데 됴영이랑 있다가 그런 일 겪겠지.. 둘 다 승부욕이라면 만만찮은 타입들이어서 룸카페 가기 전에 잠깐 놀자더니 진심되어버려서 한시간 넘게 게임해대고 지칠 때쯤 아 진짜 재밌었다 그치 하고 씩 웃으면서 다시 룸카페 향하는 모습에 쟤현 진짜 재밌다고 느낀 것도 사실이어서 그냥 됴영 마주보고 아 형 진짜 웃겨요, 하고 꾸밈없는 모습으로 웃고 재밋어 하겟지.. 

계약연애라고 해도 나중에 문제될 일 생각해서 스킨십 같은 건 자제하는 편이었고 가끔 몸으로 쟤현 꼬시려고 하는 애들도 있어서 철저하게 방어하는 편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즐기는 데이트 같은 건 잘 안했는데 됴영이랑 있으면서 그런 기존의 쟤현이 정해놓은 룰들 다 무너졌음 좋겠다. 룸카페 데이트 상대랑 단둘이 가본 역사가 없어서 처음 가는 건데 거기서도 음료에 조각케익에 이거저거 막 시키더니 게임에서 져서 됴영이 또 삼ㅋㅋㅋㅋㅋ 괜찮다고 했는데 자기가 출출하다고 사는 거. 음식 잔뜩 사가지고 쇼파 자리말고 좌식으로 된 곳으로 자리 주라고 하더니 와장창 먹고는 쟤현보고 좀 안쪽으로 들어가라고 하더니 다짜고짜 허벅지에 머리 대고 누워버리는 됴영.. 갑작스런 스킨십에 좀 당황하기도 했는데 괜찮지? 눈 댕그랗게 뜨고 묻는 것에 고개 끄덕이니깐 아무 얘기나 해바 너 목소리 좋으니깐 하는 거. 이 형 정말 제멋대로 막무가내잖아..? 싶으면서 딱히 할말 없는 거 머리 굴려서 생각해내고 있는데 잠깐 졸겠다던 됴영 눈감고 이것저것 묻는다. 

근데 왜 이런 계약연애하게 된거야?
아.. 좀 그럴만한 사정이..
아하 1일차는 몰라도 된다?
그런 건 아녜요. 근데 형 잔다면서요.
음.. 맞아. 3일차에 다시 물어볼게.
ㅋㅋ 더 간단한 질문은 없어요? 답변 빨리 할 수 있는거
음.. 점심 모먹을까
아침 먹은지 얼마 안 됐잖아요
근데 곧 점심시간이잔나 모먹고싶어 

원래 같으면 뭐 먹고 싶은 거 있어도 말도 안 하고 그냥 상대방한테 다 맞춰줄 쟤현인데 됴영한테는 안 그래도 될 거 같은 생각 들어서 테이블에 턱괴고 저도 모르게 됴영 앞머리 살랑살랑 만지작거리면서 형은 뭐 안 먹는 거 있어요? 하는 거에 나 오이, 당근도 별루. 냉큼 대답하는 거 듣고 오이냉채 이런거 먹어야 겠다 하는 장난치는 쟤현. 원래 쟤현 장꾸여서 그런 장난도 많이 치고 하는데 다들 쟤현에게 원하는 이미지는 그런 게 아니니까 지금껏 한번도 그런 농담이나 장난 해본 적 없는데 오이냉채 드립에 됴영은 안니 쟤현나, 하면서 발끈하는데 반응 너무 귀엽고 재밌어서 자꾸 장난치게 되는 그런 거. 미안해요 장난이었어요. 하는데 어이없다는 것처럼 웃으면서 쟤현니 너 생각보다 은은하게 웃긴당 하는 됴영. '생각보다' '보기보다' '의외로' 이런 말들이 달린 말들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 쟤현. 다들 항상 그런 말 하면서 깬다는 걸 돌려말하고 그래서 괜히 기분 좀 언짢은데 됴영은 그런 말이 아니고 너 귀엽당 하고 눈감은 채로 씩 웃는 거에 됴영이 못보고 있다는 거 알면서도 괜히 부끄러워서 귀까지 빨개진 쟤현.. 다들 쟤현보고 잘생겼다 너무 좋다 하고 아껴주는 척 하지만 까놓고 보면 그런 쟤현에게서 사랑과 관심을 받으려고만 하는 탓에 그렇게 받을 생각않고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해주거나 귀여워해주는 게 익숙치 않은 쟤현. 됴영이 귀엽다 해준 말이 마음에 깊게 남아서 그런 말 들으니까 되게 기분 좋고 달콤하구나, 같은 생각도 들고 더 듣고 싶고 어리광부리고 싶어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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