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8.
보스애인으로 오해 받은 재x오해하는 편의점 알바생 도로... 됴영 알바하는 편의점 앞 건물에 조직 있다는 소문이 퍼져잇음.. 근데 거기 들락거리는 얼굴 이쁜 잘 생긴 남자가 보스의 애인이라는 소문까지 있는데 우연히 쟤현을 본 됴영 입 떡 벌어지며 아, 저 사람이다 싶은 재도.. 알바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 점장이 됴영이한테 알려줌. 저 맞은편 건물이 깡패 건물(?)인데 혹시나 쌈붙거나 하면 카운터 아래에 있는 벨 누르고 숨으라고. 저 건물에서 나오는 손님들이 뭐 달라고 하면 무조건 주고 외상도 그냥 해주라고. 어차피 월말에 비서가 와서 다 계산하니까 쓸데없는 일에 휘말리지 않게 조심하라면서. 그냥 ㅇㅇ빌딩 같은 이름 붙어있는 적당히 세월의 흔적 보이는 한 5층짜리 건물 힐끔 보던 됴영은 자기가 살면서 실제 깡패를 본적도 없고 뭐 그래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듯. 영화도 아니고 도시 한복판에서 그런 싸움이 있겠냐 설마,, 100미터도 못 가서 경찰서도 크게 떡하니 있는데 말이 안 되지. 혼자 납득하고 평일 오전 평온하게 알바를 시작하는 됴영. 첨엔 별 일 없겠지. 호기심 때문에 알바 하면서 물건 정리 하면서도 건너편 건물 드나드는 사람들 보고. 근데 아침에 요구르트 아주머니 들어가는 것까지 완벽하게 그냥 평범한 건물인 거 같아서 역시 헛소문이겠군 싶을듯. 그러다 야간 타임 알바랑 좀 친해진다. 유학생활 하다가 한국와서 잠깐 알바 하는 거라는데 애가 좀 엉뚱한듯 순진한듯 해서 교대 하다보니까 가까워짐. 지 알바 끝났는데도 해가 중천에 떠야 잠이 온다며 한두시간 그냥 됴영이랑 놀다가 가고 그럼. 그래서 이거저거 둘이 잡담하는데 야간타임 알바도 그런다. 횽, 소문 들었어요? 저 건너편 건물 깡패라는거? 됴영 별로 대수롭지 않아서 흥미없단 것처럼 아아, 엉. 점장님이 말해주시던데. 하니까 야간타임 맠 그런다. 솔직히 진짜 저도 안 믿었는데 밤에 싸우는 거 본 적 있자나요. 밤에 싸운 거 본 적 있단 말에 됴영 살짝 흥미로워짐. 진짜? 저 건물 사람들 맞아? 흥미로워하는 됴영 반응 덕분에 신나서 미녕 썰 풀기 시작하겠지. 저 건물 사람들 맞는데 저 건물로 사람들이 막 들어갔어요. 봉고? 봉고차 맞아요? 그런거에서 사람들 막 나와가지고. 야구방망이 같은 거 들고 막 유리창 깨지는 소리 나고 장난 아니어서 놀래가지고 카운터 아래 버튼 눌렀는데 30분 정도 한참 있다가 경찰 와서 미녕 이제 경찰도 못 믿겠다 그런 말 하는 거에 됴영 와 신기해 무슨 영화 같다 하핳 웃고 맘. 신기하고 흥미롭긴 한데 밤이니까 가능하겠지 그런 거.. 근데 멀찌감치서 구경해보고 싶긴 할듯. 그래서 그날부터 다시 열심히 건너 건물 관찰하는데 또다시 잠잠한 일상. 그러다 오후타임 햬찬이랑 친해지면서 문제의 그 소문(?)도 듣게 된다. 됴영은 얼른 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햬찬은 심심하다며 됴영 못 가게 붙잡아서 꼭 삼십분은 놀다감. 됴영 집에 가서 눕고 싶다고 하는거 허쉬초코드링크 하나 물려주고 썰 풀기 시작하는 햬찬,,
형 근데 그거 아라여, 저 앞에 건물.
(심드렁) 너도 그 얘기냐
아 이거는 희소성이 있다니까
(심드렁) 뭔데 얘기나 해바
저기 보스 애인이 대박이래요.
하,, 내가 깡패 보스 애인을 봐서 뭐해
아니 근데 그 보스 애인이 남자래요
와..~ 개방적이네 우리 나라
(반응 그다지 신경안쓰고 할말 하는 타입) 근데 그 보스 애인이 오른팔이어서 사실은 보스는 약간 바지사장같은 그런거고 거기 보스 애인이 장난이 아니래요
(입담에 약간 흥미로워짐) .. 머가 장난 아닌데..
얼굴은 진짜 왜 깡패하고 있지? 싶을 정도로 잘생겼는데 키도 크고 싸움도 개잘한대요. 그래서 몇번 저 조직 없앨라구 새벽에 막 들이닥치고 그러는데 보스 애인 혼자 다 해먹는대요
에이~ 야 무슨 영화도 아니고
진짜래요. 점장님도 본 적 있을걸요
.. 너 뻥치는 거면 알아서 해?
아 진짜라니까 속고만 살았나. 암튼, 근데 좀 사연이 있는 게. 원래 깡패 이런 거 관심도 없었는데 보스한테 잡혀온 거래요. 그래서 도망도 못 가고 노예계약처럼 잡혀 있는 거래요.
헐.. 너무 뻥의 기운이 느껴지는데..?
이 동네 사람들 다 앎ㅇㅇ
눈 빛내면서 웃지도 않고 진지하게 썰 푸는 거 보니 진짠가 싶고 흥미롭긴 한데 안 말렸더니 뭐 싸움개짱이라면서 봉고차 세대 안에서 나온 사람들 혼자 다 해치웠다카더라 경찰도 보스 애인한텐 꼼짝 못한다더라 근데 얼굴이 예뻐서 그런지 사연 때문에 그러는지는 모르겠다더라 하는 소리 구구절절 이어지는 거에 초코우유 다 먹으니까 햬찬이 더 못 잡게 호다닥 도망치는 됴영. 오늘도 쓸데없는 이야기 잘 들었다 생각하며 누웠는데... 머릿속에서 미지의 '보스 애인'에 대한 궁금증이 떠나질 않음. 그거 완전 세기말 조폭 영화 스토리에 성별만 바뀐 거 아니냐, 생각하면서도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는 됴영.. 근데 그 쪼끄만 빌딩에 그런 무시무시한 깡패가 애인도 끼고 산다고? 좀 허접한 그런 깡팬가. 알게뭐냐 하고 생각 접고 잠이나 자겠지..
그러고 다음날부터 유리창 너머로 눈을 못 떼는 호기심토끼 김됴영.. 유독 진지하게 건물 들락거리는 사람들 보는데 아무리 봐도.. '왜 깡패하나 싶을 정도로 잘 생긴' 사람은 눈 씻고 봐도 없단 말이지.. 다들 너무나 깡패라고 안 해도 깡패같이 생겼네 싶은 사람들만 들락거리는 거 같단말 한 4일 연달아 뚫어지게 관찰하는데 그런 사람 1도 들어가기는커녕 지나가지도 않아서 슬슬 포기함. 역시 헛소문이었지 내가 햬찬이한테 속아넘어간거지 생각하면서 그래도 덕분에 시간은 잘 가네 싶어 햬찬한테 너 진짜 또 뻥치면 가만안도 하는 메시지 쓰는데 카운터에 이온음료 하나 불쑥 내밀어지면서 낮은 목소리로 얼만가요, 묻는 것에 바코드 삑 찍고 무심코 고개 딱 들고 그 손님이랑 눈 마주치자마자 생각함.
보스 애인이다.
얼굴에 혼 빨린 것처럼 순간 정신 나간 것 같은 기분 들어서 어버버거리면서 금액 이야기 하는데 손님, 그러니까 당연히 정쟤현, 카드 꺼내 주면서 슬쩍 한쪽 눈썹 찡긋하며 살피는 표정으로 "괜찮아요?" 묻는데 됴영 그제야 아 이럼 안 된다 싶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카드 받음. 근데 자꾸 헛손질하고 전혀 안 괜찮아 보이는 모습으로 허둥대니까 이 알바생 어디 아픈가 싶어 손 뻗어 이마 짚어보는데 됴영 순간 숨도 못 쉬고 눈만 땡그랗게 뜨고 굳어 있는데 쟤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열은 없는데.. 쉬엄쉬엄해요. 하면서 카드랑 음료 챙겨서 나가버림. 반듯한 걸음으로 성큼성큼 저만치 걸어가는 뒷모습 한참 보는데 한치의 의심도 없이 깔끔하게 건너편 건물로 쏙 들어감. 걸어가면서 이온음료 따서 마시면서 걷는데 저 모습이 깡패라고..? 여기가 서울 한복판이라고..? 파리 뭐 그런 거 아니고? 저 사람 배우 뭐 그런 거 아니고..? 그런 생각이나 들어서 한참 뒤에 다른 손님 올 때쯤에야 정신 차리는 됴영. 근데 자기가 생각해도 왜 그렇게 혼이 쏙 빨린 느낌이었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서 하루내 그 생각 하겠지.. 생각이 많은 또잉또잉.. 햬찬이한테 뻥쳤으니 가만 안도 하는 메시지 쓰던 거 생각나서 [ 나.. 본 거 같음.. 그 보스 애인.. ] 하고 메시지 보내니까 햬찬은 이미 본 적 있기라도 한 것처럼 [ 개잘생겻죠 ] 하고 답장 와서 거기엔 꼴랑 [ ㅇㅇ.. ] 하고 마는 됴영. 그날부터 머릿속에서 미지의 보스 애인이 떠나질 않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얼굴 그 키 그 목소리가 깡패라는게 믿기지 않는데 그러다보니까 그 뒤에 구구절절 얽힌 사연이 생각나면서 왠지 그럴싸해보임. 생각해봤는데 왠지 그런 거 같음. 진짜 깡패한테 잡혀와서 억지로 그러고 있는 거라고 밖에 생각이 안 감. 그거 아니고서 그 사람이 자발적으로 깡패짓을 한다니 믿을 수가 없는 됴영.. 그러면서 그런 생각도 듦. 대체 진짜 보스는 어떤 사람이길래 그런 사람을 애인으로 두고 그 애인한테 깡패짓을 시키는거지. 진짜 개나쁜놈이 따로 없네. 불쌍해 보스 애인.. 혼자만의 망상 펼쳐지는 됴영.. 그러면서 혼자 연민에 동정에 별의별 감정 느끼는데 그래도 혹시나 자기가 햬찬이 친 뻥에 속아넘어간 걸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제하지 않음. 그래서 점장한테도 은근슬쩍 미지의 보스 애인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미녕한테도 물어보고 동네 맨날 오는 단골한테도 물어보고. 근데 물어본 사람들마다 전부 똑같은 대답할듯.
횽도 봤어요? 진짜 잘 생겼죠 어쩌다 깡패하는지 몰라요 / 학생도 봤어? 그래도 그 양반 덕분에 우리 동네가 좀 조용해.. / 사연있는 친구로 알고 있으니까 오면 뭐 비타오백같은 거 하나씩 주고 그래.
깡패 보스 애인이라는데 다들 호의적인 분위기니까 됴영 저도 모르게 그 소문 속 사연이 찐인가보다.. 어쩐지 배우 뺨치게 생긴 얼굴로 왜 이러고 있나 했네 같은 생각하면서 순식간에 납득해버림. 그러고.. 두어달 일하는 동안 본적도 없다가 그때 이온음료 사러 왔을 때 처음 봤는데 그 뒤로 꽤 자주 본다.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드라마 볼 때도 상당히 과몰입 하는 됴영인데 현실이라고 다를 것 없음. 그런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사연 있단 것 때문에 쟤현 올 때마다 구십년대 멜로영화 남주라도 된 것 같은 아련한 표정으로 쟤현 대할듯.. 쟤현은 솔직히 편의점 갈 일 그 시간에 별로 없는데 그날 본 됴영이 좀 귀여워가지고 눈에 밟혀서 종종 간다. 그날 좀 아파보이기도 했고. 그래서 처음 갔을 때 말은 또 쟤현이 걸듯. 몸은 좀 괜찮아요? 하면서. 꽤 상냥하게 말 걸어오면서 비타오백 됴영한테 하나 건네는 쟤현 보고 화들짝 놀래면서 괜찮다 하는데 쟤현 주는 사람 섭섭하게 거절하지 말래. 그럼 됴영 또 어쩔 수 없이 받고 내일도 또 오라고 함ㅋ 자기가 산다며.
편의점 알바 됴영이 때문에 쟤현이 사무실도 자주 들락거리고 편의점도 자주 가게 된다. 살 것도 없는데 맨날 가서 뭐 에너지 드링크나 사오고 사다주고 괜히 사무실에 돌리기도 하고. 사실 쟤현이 사무실에 붙어있어봤자 표적만 될 뿐이지 절대 좋을 건 없고 스스로도 그걸 알아서 원래 사무실에 오래 안 있었는데.. 자길 볼때마다 아련하고 측은한 울멍울멍한 표정 짓고 있는 편의점 알바생이 너무 귀엽단 말임.. 조직 보스니 뭐니 해도 사채를 쓴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고 가족사업 물려받은 그런 식이라서 그 건물에서 오래 있고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그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도는 소문을 쟤현도 모르진 않음. 본인이 보스인데다 괜히 해코지 당할까봐 연애 안 한지도 오래됐는데 보스의 애인이라뇨..? 그럼 보스는 누군데? 허무맹랑한 소문이 기가 막히지만 사실 그다지 중요한 것도 아니고 그런 소문으로 본인이 보스라고 노출 안 되면 땡큐인셈이니까 굳이 정정하고 그러진 않는다.. 좀 웃기기도 하고. 근데 소문은 가만히 내버려두면 막무가내로 부풀어 오르니까 쟤현이 한번씩 사무실 방문할 때마다 살이 붙어서 점점 커져있겠지. 가서 보고 받고 그러는데 회의 같은 거 끝내고 나면 좀 친한 부하놈이 "형님 소문 들으셧습니까" 하더니 뭔가 케이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사연이 구구절절 붙어있는 시답잖은 소문 알려주고 그럼. 가끔 쟤현네 조직 노리는 놈들도 그 소문 건너 듣고 기생오라비니 뭐니 얼굴 믿고 까부네 어쩌네 하는 헛소리들도 물고 덤비는데 쟤현이가 괜히 그렇게 프리하게 다닐 수 있는 게 아님.. 멋모르고 까불었다가 심기 거슬리면 다 죽어나서 예쁜 얼굴이랑 안 어울리게 인정사정 없다는 소문도 있고 여하튼 정쟤현은 물밑 어두운 세계에서도 소문의 중심에 있었음. 그니까 결론적으로 됴영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쟤현에 대해서 생각하는 거랑 일치하는 거라곤 예쁜 얼굴 하나 밖에 없음. 근데 표정 못 감추는 됴영이라 울멍울멍한 표정으로 쟤현 보는 거 볼 때마다 소문도 다 알고 됴영의 표정도 다 알겠는 쟤현은 그저 귀엽고 좀 웃길 뿐임.. 자기가 지금 굉장히 불쌍한 비련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데..? 싶으면서도 귀여우니까 굳이 정정해주진 않는다. 정정해줘도 믿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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